[디지털타임스 2004-04-12 10:56:00]


김익환 ABC테크놀로지 사장
한국의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현실감 있는 정부의 정책도 있어야 하고, 회사도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열정도 있어야 할 것이다. 그 중에 개발자들의 열정은 그들이 속한 회사나 사회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벤처 열풍이 불었던 몇 년간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기피하고 희망이 없는 직종이 되어 버렸다. IT 거품이 꺼지면서 SW 개발자의 수요도 줄긴 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기피하는 근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방문해서 주요 기술직에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처음 그들의 나이에 놀라는 경우가 많다. 40대에서 50대, 심지어 60대도 있다. 그런 사람들의 명함에는 보통 `Fellow Engineer', `Chief Engineer', `Chief Scientist'라고 쓰여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회사에서 하는 역할은 기획조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나 제품의 기획안을 기술적으로 검토하여 최종 승인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승인이 안 나면 프로젝트는 취소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이런 기술자는 회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직위에 있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와 달리 관리업무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들 얘기로는 관리쪽 일을 하게 되면 기술자로서의 능력을 조금씩 상실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변하지 않는 통념이 있다. 승진은 곧 관리자가 됨을 의미하고, 관리자가 되지 않으면 어느 회사에서나 승진할 수 없다는 것. 나이가 들면 젊은 사람들과 신기술에서 경쟁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는 관리자가 되면서 기술 습득에 시간을 소비하지 않고 관리업무에 시간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관리업무도 하고 기술습득도 하려니 기술적으로 뒤떨어 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의 현황을 살펴보자. 시스템통합(SI) 업체는 많은 단발성 프로젝트를 수행하므로 관리쪽이 더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기술자는 찬밥신세가 되기 쉽다. 패키지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시작해서 능력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서서히 관리직으로 옮겨가게 되고, 관리직이 되지 못하면 도태되어 회사를 그만 두는 수밖에 없다. 사농공상의 전통문화와 굴뚝산업에 익숙한 경영진의 경영방식 때문에 소프트웨어 산업은 악순환을 거듭할 수 밖에 없다. 전문가의 가치를 모르니 전문가가 생겨나기 어렵고, 전문가가 없으니 좋은 제품을 만들 수가 없고, 그러니 경쟁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게 된다.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언론매체에서 `안티 IT'라는 말을 만들어 절망적인 상황을 표현했듯이 지금과 같은 기업 문화에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희망이 없고 아키텍트나 Chief Engineer와 같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기술자도 양성되기 어렵다. 모두 관리자의 길로 빠지면서 전문지식 없이 기술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술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이 생산될 리 만무하다. 또 SI업체는 수주받은 프로젝트를 되도록 저렴한 임금의 초급 엔지니어들을 활용해서 이윤을 남기기 위해 하청업체에다 헐값에 넘기고, 하청업체는 당연히 값싼 엔지니어를 고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문화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아키텍트라고 불리는 전문기술자 숫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요즘 한국에서도 아키텍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J2EE, 닷넷, CBD 등 소프트웨어의 요소기술 전문가라는 뜻으로 아키텍트라는 명칭을 붙이기도 한다.

이러한 요소기술 아키텍트는 경험보다는 지식적인 부분이 더 많이 요구되므로 교육을 통해 비교적 쉽게 양성될 수 있다. 우리 기술자들의 이론적인 요소기술 지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요소기술 아키텍트 보다 전체 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어떠한 제품도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할 수 있는 체계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균형되게 소유한 확장형 아키텍트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같이 전체적인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험과 지식을 두루 갖춘 안목있는 확장형 아키텍트가 필요한 것이다.

아키텍트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키텍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의 문화가 더 중요하다 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기술직에 전념하면서도 조직 내에서 커갈 수 있는 환경을 기업이 제공해 준다면 소프트웨어 발전의 기초는 세워질 것이고, 소프트웨어 기술자가 우대 받고 존경 받는 문화속에서 좋은 소프트웨어는 저절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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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다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는 생각밖에는...

원문 : http://news.naver.com/news_read.php?office=dt&article_id=63977&plus=it&npno=30&no=38577&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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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키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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